철학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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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현실」이라는 이름의 책자를 부정기로 간행해온 우리'철학 문화 연구소'는 올해 봄부터 같은 제목을 계승하는 계간지로 발행하기로 하였다. 생각하는 삶을 추구하는 이 나라 수많은 독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게 되도록 우리는 이 색다른 잡지를 알뜰한 정성으로 가꾸어나가고자 한다.
적지않은 애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애써 이 잡지를 가꾸고자 하는 것은 우리에게 몇 가지 절실한 목표 내지 소망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로, 우리는 우리 찰학의 일부를 관념의 허공으로부터 현실의 지상으로 끌어내라는 작업을 계속하고자 한다. 철학 그 자체를 위한 철학에도 그 나름의 소중한 의의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나라 철학의 전부가 책으로부터 시작해서 책 안에서 끝나도 좋을 정도로 우리는 지금 태평성대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며, 철학자들의 적어도 일부는 정치와 경제 그리고 교육을 포함한 우리들의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연구도 하고 발언도 해야 하는 그런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둘째로, 우리는 철학의 전문가들과 일반 생활인들이 함께 만나서 삶에 관한 공통된 문제들에 대한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다. 철학이란 본래 일부 전문가들이 독과점할 성질의 것이 아니며, 참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모든 생활인들이 함께 나누어야 할 공동의 자산이다. 그러나 근세 이후에 철학이 전문화되면서, 전문적 용어와 난삽한 표현의 벽을 사이에 두고, 전문적 철학자와 일반 생활인들은 서로 멀리 떨어지게 되었다. 이에 우리는 철학자들이 공부하고 생각한 바를 보통 생활인들도 이해할 수 있는 쉬운 글에 담아서 일반 독자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만남의 자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셋째로, 우리는 '멀리 내다보고 깊이 생각하는 사유(思惟)의 풍토'를 조성하는 데 작은 힘이되기를 염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지(理智)보다도 감정이 앞서는 기질이 가진 사람들이 많아서, 지성적 대화보다도 감정과 힘의 논리로써 문제를 해결하려고 드는 경향이 현저하다, 이것은 매우 불행한 현상이다. 감정과 힘의 논리를 통한 해결은 일시적 미봉책에 불과하며, 결국 악순환의 연속을 초래하고 만다.
 계간지 하나로 너무 거창한 목표를 세우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단시일 안에 어떤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타나리라고 낙관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매우 장기적 안목으로 이 일에 종사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동안에 기초만이라도 잡히면 우리는 크게 만족할 것이다. 그러고 설사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하고 10년이 흘러가더라도 우리는 낙담하지 않을 것이다.
숨겨진 의도나 저속한 사심이 없다는 것밖에는 우리가 내세울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우리는 거의 맨 주먹으로 이 일에 도전하였다. 우리의 뜻에 공감을 느끼는 많은 인사들의 편달과 성원이 있기를 기다린다. 전례(前例)가 없는 새로운 시도이므로 많은 시행착오가 있을 것이다. 부족한 점이 많더라도 참고 아껴주는 독자들의 사랑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